지난 글에서  ‘잔나 비쳅스카야’를 소개하면서 '늙은 군인의 노래(Как служил солдат)를 부르는  '드미트리 흐보로스톱스키'를 짧게 소개했다. 

'드미트리 흐보로스톱스키(Dmitri Hvorostovsky)'는 1962년 시베리아 대도시 '크라스노야르스크'에서 태어났다. 

어려서 음악학교에서 피아노를 배운 후 사범학교를 거쳐, 20세에 예술학교에서 성악수업을 받았고, 졸업 후 크라스노야르스크 오페라단에 입단한다. 1987년 전국성악콩쿠르에서 우승한데 이어서 1988년엔 툴루즈 성악 콩쿠르에서 또 우승했다.

그의 이름이 세계에 알려지게 된 것은 1989년 BBC방송 주최 성악 경연대회에서 '카디프 싱어상'을 받으면서다. 영국의 바리톤 '브린 터펠'이 우승할 것이라고 대다수가 예상했는데, 이를 뒤집고 우승을 해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1989년 이탈리아 데뷔, 1990년 뉴욕 데뷔 후 세계 유명 오페라 극장을 누비는 성악가가 되었다. 

'흐보로스톱스키'는 미국의 '토머스 햄슨', 영국의 '브린 터펠'과 함께 세계 3대 바리톤으로 명성을 얻었지만, 2017년 11월 22일, 비교적 이른 나이인 55세에 사망한다. 2년 전 발병한 뇌종양을 이기지 못하고 영국에서 세상을 떠난다. 그는 모국으로 돌아와 모스크바 인근 묘지에 묻힌다.

그는 생전 30여개가 넘는 음반을 발표했는데, 데뷔 음반은 1990년 나온 차이코프스키와 베르디 아리아 집이다. 

 

'흐보로스톱스키'는 오페라곡도 즐겨 불렀지만 러시아 전통 음악도 무척 사랑하지 않았나 싶다. 러시아 성가와 민요로 엮은 2014년 앨범 <The Bells of Dawn> 전곡이다.  14번째 곡은 지난 해 11월에 소개한  '나홀로 길을 가네'이다. 

 

2015년 앨범 <Zhdi menya (Wait for Me)>  또한 러시아 가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앨범에는 '늙은 군인의 노래'도 나온다. 

 

1997년을 시작으로 수차례 내한공연도 했다. 2005년 내한공연 시 조수미와 공연을 했는데 유명한 세빌리아의 이발사 중 '그게 나라고'를 듀엣으로 부른다. 조수미의 화려한 기교가 돋보이는 무대다. 

 

러시아에서도 수차례 함께 공연했다. 아래 영상은 2014년 모스코바 크렘린 궁에서 열린 콘서트에서 조수미와 함께 부른 흥겨운 곡 'Canzonetta Semplice다. 2005년에 비해 ' 흐보로스톱스키'가 기운이 많이 없어 보인다. 이때부터 이미 뇌종양을 앓지 않았나 싶다. 

 

한국 드라마 <모래시계> 주제곡으로 유명한 '백학(Cranes)'도 불렀다.  '백학'은 시인 '라술 감자토프'가  쓴 시에 '얀 프렌켈'이 곡을 붙인 가요다.  제2차세계대전에서 죽은 러시아 병사들의 넋이 학이 되어 날아 오른다는 슬픈 가사다. 

원래 '마르크 베르네스'가 불렀으나 이 곡을 부른 후  한 달만에 사망했다. '베르네스' 곡이다.  

 

'베르네스' 사후 많은 가수들이 불렀는데  '이오시프 코브존'이 부른 노래가 한국에서는 유명하다.  '흐보로스톱스키'가 부른 '백학'은 그의 깊고 무거운 목소리가 더해져 비장하면서도 한편으론 음울하다. 그가 묻는다. '나의 형제들여, 당신은 어디 있나요?' 꼭 자신의 운명을 미리 알고 부르는 노래 같다. 55세면 바리톤의 중후한 매력이 더 발휘될 나이인데... 드미트리, 당신은 뭐가 급해 그리 일찍 가셨나요?   

 

* 참고자료 : 위키백과, 나무위키

편집 : 김미경 부에디터 

김미경 부에디터  mkyoung6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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