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와 다른 행동을 하면 당연히 힘들고 어려움도 많은가봅니다. 배움이 목적이 아니라 대만에 거주하기 위한 편법으로 학생 비자를 받아 대만에 머무르다 보니, 사실은 학교에 얽매이게 되었습니다. 주말을 기다리는 마음이 이렇게 간절해질 줄이야!

친구들이나 함께 배우는 어린 동료들은 건성건성 듣고 하루걸러 하루 등교해도 될 거라고 말하지만, 거의 매일 있다시피 하는 시험과 수업시간 교사의 질문 때문에 준비를 안 할 수가 없지요.

그렇게 수업과 시험에 시달리면서 한국에서 공부할 때보다 비교도 안 되게 열심히 공부를 합니다. 덕분에 시력은 급속히 노화되어 돋보기를 안 쓰면 거의 글자를 못 읽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비자 연장을 위해 성적증명을 떼었는데, 봄 학기에는 A 학점에 해당하고, 여름학기에는 필기, 듣고 말하기, 문법, 어휘 다섯 항목이 모두 90점이 넘어 A⁺에 해당한다고 되었더군요. 안면이 익숙한 행정처 교직원이 엄지척해주고요.

그동안 다니던 학교에서 학생은 차를 학교 안에 주차할 수가 없었습니다. 학교 주변 유료 주차장에 주차를 해야 하는데 가까운 노변 주차장은 운이 좋지 않는 한 자리가 없고, 매일 3~4시간 주차비도 만만치 않았지요. 그래서 자전거를 타고 페달을 땀나게 밟으며 언덕 하나를 넘어가면 약 5Km를 20여 분에 갑니다.

햇볕 차단 토시와 두건 그리고 장갑을 끼고, 모자를 눌러 쓰고 한여름을 그렇게 다녔습니다. 자전거는 학교 안으로 들어가 강의실 바로 아래 세워둘 수 있어 오히려 시간이 덜 들었습니다. 비가 오지 않는 날은 거의 자전거를 이용하였습니다.

그러다 집에서 거의 절반 거리에 있는 대학에 중국어 어학과정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옮긴 학교가 쿤산커지따쉬에(崑山科技大學)입니다. 학교 측의 선처로 제 차는 학교 안에 무료로 주차를 한답니다.

崑山科技大學에서 스승의 날에(월 화 수 선생님과)
崑山科技大學에서 스승의 날에(월 화 수 선생님과)

그동안 대만에서 만난 선생님이 예전 成功大學에서 여섯 분, 현재 가을학기 崑山科技大學에서 두 분이 있는데 모두가 여선생입니다. 심지어 태극권 선생님도 여성이었지요.

현재 우리 반은 열 명이 등록되었는데 세 명이 남자고 일곱 명은 여자입니다. 남자는 저와 미국인, 일본인 친구, 여자는 아주 총명하고 능력 있는 똑순이 한국인과 일본, 베트남 2, 말레이시아, 캐나다, 독일 여고생 이렇게 남자보다 두 배가 됩니다.

崑山科技大學에서 스승의 날에(목 금 선생님과) 
崑山科技大學에서 스승의 날에(목 금 선생님과) 

갑자기 궁금한 생각이 듭니다. 왜 돈 쓰고 노는 골프장에 가면 거의 95% 이상이 남자고, 가르치고 배우는 곳에는 여자가 많을까? 그것이 궁금한 대만 이야기입니다.

편집 : 김동호 편집위원

김동호 편집위원  donghokim7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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