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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과 함께 2. '아파도 웃는다'

작성 이상직 주주통신원 | 승인 2019.09.18  22:3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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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도 웃는다' 오래 전에 읽었던 글이 생각나는 아침입니다. 조은파 작가님께서 썼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 ♡문화체험♡ 카페에서 이용인들과 함께 차를 나누며~

발달장애인 센터에서 일이 어느 정도 적응됐다고 생각하던 즈음 겪었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센터에 들어가려고 키 번호를 입력하면 문 앞에 모여 있던 일부의 이용인(이곳에서는 이렇게 호칭함)들이 반갑다며 손을 내밀고 맞이해줍니다. 그 때의 기쁨은 느껴본 사람만이 알 수 있을 겁니다.

일일이 손을 잡아 주고 배정된 교실로 들어가려는 순간 세면장 쪽에서 나오며 뒤늦게 악수를 청하는 청년 손을 잡았습니다. 이쯤이면 되었다 싶어 손을 빼려고 했는데 금방 놔주질 않았습니다.

20대 중반 청년의 힘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지요. 손을 빼려고 하면 할수록 점점 조여지는 상황까지 갔습니다. 손목 통증은 심해지고 견딜 수 없어 급기야 큰 소리를 내며 왼손으로 내리치게 되었습니다. 청년은 마지못해 풀어 주었는데 청년의 엄지손톱으로 잡혔던 제 손등을 꾹 누르니 금세 핏자국으로 얼룩지게 되었답니다.

그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무척 당황스럽고 짜증나더군요. 앞으로 이 일을 지속해야 하나? 이럴 때 나 자신을 잘 다스릴 방법은 무엇일까? 여러 생각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때 퍼뜩 그 청년을 이렇게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 청년이 내 손을 이리 잡은 것은 반가움과 관심의 표현이었을 텐데, 자신의 감정을 행동으로 잘 나타내는 학습이 더 필요한 상태구나’

나에게는 이렇게 마음먹기로 하였습니다.

‘마음의 상처가 아물기 힘들지, 손의 상처야 1~2주일이면 완전히 회복될 테니 괘념치 말자’

그 일 이후로 그 청년을 만나면 상처 부위를 보여 주며 살살 잡아 달라고 이야기했고, "나도 ㅇㅇ씨(호칭할 때는 이름 뒤에 반드시 씨를 붙임)를 좋아하는 걸 알죠?"라는 말을 꼭 덧붙였습니다.

그런저런 덕분인지 지금까지 그런 거친 행동은 보이지 않고 있답니다. 물론 두 사람의 관계도 훨씬 돈독해졌지요. 때로는 껴안고 볼에 입을 대려고 해서 살짝 밀어내는 일이 좀 편치 않은 일이긴 하지만...

이 일을 통하여 ‘사랑하는 마음은 상대방이 어떤 상태에 있든지 그대로 전달되는구나, 그 사랑은 받아들일수록 기쁨이 더욱 커지는구나’ 하는 또 하나의 값진 경험을 얻게 되었답니다.

▲ '허브아일랜드'에서 이용인들의 자연 체험 중 한 컷을~

 

편집 : 김동호 편집위원

이상직 주주통신원 ysangl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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