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희로애락과 함께하는 긴 여정입니다. 같은 길을 걸어도 생각과 느낌은 모두가 다르겠지요. 그리고 어제 다르고 오늘 또한 다를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인류의 많은 스승이 여행을 권합니다.
현명한 이는 여행을 통해 지혜를 얻겠지만, 어리석은 이는 탐욕과 주색으로 미로를 방황할 것입니다.
우린 이미 지천명을 넘어 욕심을 내려놓고 자연에 순응할 줄 아는 나이! 이번 일정 중에 부담 없이 소화할 수 있는 계곡을 낀 트레킹 코스와 陽明山 국립공원 안에 있는 칠성산에 오르기 위해 이른 아침 호텔을 나섰습니다.
한국의 산수는 강인하고 거친 느낌이 있습니다. 비바람을 견디며 세월에 맞선 굽은 소나무와 기암괴석이 고고한 자태를 보여주고, 눈보라를 이겨낸 거친 나무들이 세속에 지친 나그네의 영혼을 어루만져준다면, 대만은 모나지 않고 언제나 푸르른 숲과 비옥한 토지가 근심 걱정하지 말라고 속삭이는 듯합니다.
한국 무속에서는 서낭당이나 서낭나무, 삼신, 산신이 자주 등장하는데 아마도 자식 점지나 다산을 기원하였다면, 대만 민간에서는 토지신을 어디서나 찾을 수 있습니다.
일정이 늦어지며 오후 좀 늦게야 양명산 국립공원 안에 있는 최고봉인 1,120m의 화산인 칠성산으로 향했습니다.
위 사진에서 보듯이 유황 냄새가 진동하는 분화구를 탐방하고, 七星主峰에 올라 타이베이 시내를 조망해 보고자 하였습니다.
하지만 버스에서 내리면서부터 구름이 몰려오고 비바람이 거세지더니 순식간에 구름 속에 세상을 묻어버리더군요.
타이베이 시내로 내려오는데 완전히 다른 세상이었습니다. 거짓말 같이 구름도 없고 아예 비바람 흔적도 없더군요. 그래서 영험하기로 소문난 용산사(龍山寺). 3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절과 근처 유명 야시장을 찾았습니다.
대만에서의 마지막 저녁은 북경오리구이가 주식이었습니다. 매일 시간에 쫓기다보니 너무 늦은 저녁이었지요. 중국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고생한 친구도 있지만 대체로 중국에서 먹는 음식보다 입에 맞는다는 평입니다.
편집 : 김동호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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