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실 기획단을 재구성하라!

2024년 1월 10일 윤석열 정권이 밀실야합으로 자행한 <여순사건 진상보고서 작성기획단>을 규탄하는 여순항쟁 유족회 집회 장면.(출처 : 김승원)
2024년 1월 10일 윤석열 정권이 밀실야합으로 자행한 <여순사건 진상보고서 작성기획단>을 규탄하는 여순항쟁 유족회 집회 장면.(출처 : 김승원)

지난 1월 10일 11시,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10.19 <여순항쟁 진상보고서 작성기획단> 재구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한덕수 총리를 단장으로 하는 기획단이 유족대표조차 모르는 사이 밀실에서 극우편향 인사들로 구성되어 관계 시민단체는 물론 여수 순천을 비롯한 유족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1948년 무자비한 공권력에 이유도 모르고 학살당한 원혼들은 말할 것도 없고 그로 인해 썩지 않는 기억을 안고 살아온 유족들 가슴에 다시 칼질하는 제2의 가해가 벌어졌다.

진상보고서를 작성해야 할 기획단은 당연히 전문가들로 구성되어야 한다.

당시 미군정 시작의 실태, 무도한 이승만 정권의 출현 배경, 제주 4.3학살과의 관계, 청산되지 못한 친일 민족반역자 집단 당시의 실태, 아직도 찾지 못한 시신과 학살터, 언제 어디서 어떻게 무슨 연유로 처형당했는가 등, 첨예한 당시 상황의 고찰은 현재 축적된 연구로도 모자란 상황이다.

그런데 이 진상보고 자체를 달가워하지 않는 극우 성향의 인사들로 기획단이 꾸려져 <여순항쟁> 사건이 일어난 지 80년 가까운 세월 천형처럼 앓아온 유족들 가슴에 다시 대못을 박고 있다.

극우든 극좌든 어떤 공권력이 누구를 무슨 권리로 학살할 이유가 있는가. 좌가 뭔지 우가 뭔지 알았는가. 빨치산이 뭔지 빨갱이가 뭔지 알았던 이 한 사람이라도 있었는가. 파르티잔이 뭔지 마르크스가 뭔지 알았던들 시퍼런 청춘의 불꽃을 한순간에 척살, 총살, 처형할 이유 있었는가.

<여순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 위원회>(약칭 여순사건위원회) 위원장은 한덕수 국무총리임에도 투명인간처럼 제대로 일을 하지 않는 모습에 분노한 집회 장면.(출처 : 김승원) 
<여순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 위원회>(약칭 여순사건위원회) 위원장은 한덕수 국무총리임에도 투명인간처럼 제대로 일을 하지 않는 모습에 분노한 집회 장면.(출처 : 김승원) 

그 원한에 하루속히 정명과 해원의 분위기를 고조 시킴은 물론 국가 차원의 천 번 만 번 사죄와 배보상이 있어도 모자랄 판에 겨우 2년 전 통과된 <진상조사특별법>조차 무색케 할 극우 편향의 <여순항쟁 진상보고서 작성기획단>을 규탄한다.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고 밀실에서 현재 구성된 기획단을 해체하고 참신한 전문가로 재구성할 것을 촉구한다.

20여분의 서울 유족회는 물론, 전국 단위의 유족들 60여분이 모여 성명서를 낭독하고 규탄집회를 가졌다. 대체로 80세가 가까운 유족들, 고령에도 불구하고 한목소리를 내고자 원근각처에서 모이신 1월 10일은 겨울치고는 날씨가 따뜻하여 하늘도 무심치 않으심을 실감하는 날이었다.

그 옛날 “손구락 총”으로 형제와 이웃의 살상을 가책 없이 저질렀던 금수의 양심들과 함께 무자비한 공권력, 무책임한 정권은 하루속히 물러가라!

2024년 1월 10일 전문가들로 구성된 <여순항쟁 진상보고서 작성기획단> 출범을 촉구하는 집회 장면.(출처 : 김승원)
2024년 1월 10일 전문가들로 구성된 <여순항쟁 진상보고서 작성기획단> 출범을 촉구하는 집회 장면.(출처 : 김승원)

편집 : 하성환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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